[인터뷰]민창희 비욘드바이오 대표
알츠하이머성 치매·췌장암·뇌종양 등 치료 어려운 질환 신약개발 뛰어들어

민창희 대표는 알츠하이머, 췌장암 등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비욘드바이오를 창업했다.[사진=이원희 기자]
민창희 대표는 알츠하이머, 췌장암 등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비욘드바이오를 창업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세상엔 다양한 신약이 존재한다. 신약의 등장으로 환자들은 아픔을 딛고 일어났으며,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치료가 가능해졌다. 물론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고, 실제 승인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며 점점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신약 개발에도 상대적인 난이도 차이가 존재한다. 해당 질환의 발병 빈도가 극히 적어 데이터 수집이 어렵거나, 발병원인 및 작용기전 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경우 신약개발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포기할 순 없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혁신신약 개발. 비욘드바이오가 택한 길도 이와 같다.
 
◆ 창의성 없는 혁신신약은 없다
 
"세상엔 아직 해결되지 못한 질환들이 많습니다. 신약개발이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기에 환자들도 희망을 갖는 것이죠. 비욘드바이오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또 실제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소개를 시작한 민창희 비욘드바이오 대표의 말에도 희망적인 기운이 담겨있었다. 민 대표는 서울에서 학위를 수료했지만, 본격적인 연구생활은 대전에서 시작했다. 한국화학연구원과 LG화학을 거치며 전문가로서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그런 민 대표가 고민한 것은 신약이었다. 그는 "신약개발은 아무래도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다보니 기업입장에서도 쉽게 도전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라며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질환들의 신약개발을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뜻을 함께 한 두 명의 동료와 함께 2013년 비욘드바이오를 설립했다. 당시엔 가방정도만 들고 시작한 수준이었고 기업경영이라는 측면에서도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하고자 했던 신약개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다.

민창희 대표가 꼽는 비욘드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창의성'이다.[사진=이원희 기자]
민창희 대표가 꼽는 비욘드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창의성'이다.[사진=이원희 기자]

비욘드바이오가 우선 집중하고 있는 신약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와 췌장암, 뇌종양 치료제다. 하나 같이 치료하기 힘들기로 알려진 질환들이다. 해당 질환들은 발견한 뒤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고, 치료제 역시 효과가 아직 미비한 상태다.

이런 어려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비욘드바이오의 경쟁력은 '창의성'이다. 민 대표는 "우리 역시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때 지나온 과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오류를 찾거나, 혹은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해보며 돌파구를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의성이 없다면 혁신신약이 나올 수 없다. 단순히 시간과 비용만을 들여서 해결될 문제였다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미 치료제를 개발했을 것"이라며 "난치병이라는 것 자체가 기존의 방법으론 한계가 있다는 뜻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비욘드바이오만의 창의적 접근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치료물질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췌장암 치료제는 임상 1/2상 승인을 받아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이번 연말 임상 1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장암과 뇌종양은 적응증 확장으로 임상 1b상을 위한 IND를 준비 중이다.

민 대표는 "해당 질환의 신약개발뿐만 아니라 좀 더 시야를 넓혀 면역항암제와 병용치료 및 다른 질환의 치료제 개발 연계 등도 계획 중이다"라며 "아직 가야할 길이 많지만 희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 공용실험장비 찾아 입주, 이제는 둔곡 날개짓을 준비하다

현재 비욘드바이오가 자리를 잡은 곳은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 민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BIO융합센터를 염두해두고 있었다. 그는 "합성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려면 장비가 필수"라며 "BIO융합센터 1층에 공용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어 무조건 센터 입주만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비욘드바이오는 BIO융합센터에 갖춰진 핵자기공명분광기(NMR),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LC-Mass) 등을 활용해 초기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장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민 대표는 기업을 꾸려오는데 있어 장비 이외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협회(BHA)와 함께 하며 지속적으로 기업 간 네트워킹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다.

비욘드바이오는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에 입주해있다. 합성신약 개발을 위한 장비가 갖춰진 최적의 장소였다.[사진=이원희 기자]
비욘드바이오는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에 입주해있다. 합성신약 개발을 위한 장비가 갖춰진 최적의 장소였다.[사진=이원희 기자]

또한 충남대와는 연구협력을 이어나가고 있고,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인증이 필요한 시험은 안전성평가연구소와 바이오톡스텍의 협력을 받았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을 활용한 원료의약품 및 임상의약품의 생산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GMP생산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민 대표는 "대전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같은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해 대학, 병원,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기반이 튼튼하다"라며 "특히 BHA를 중심으로 기업 간 네트워크가 활발하기에 새로운 바이오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수한 연구 인력과 시설이 갖춰져 있고, 상호 간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루어진다"라며 "대전은 우리나라 지역 중 바이오헬스케어에 있어 가장 우수한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비욘드바이오는 향후 둔곡에 건설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의 이전을 준비 중이다. 현재 내년에 건축을 시작해 약 1년 뒤 이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간을 보다 확장해 시설 및 인력을 보충해 규모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비욘드바이오는 오늘도 벽돌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도, 빠르지도 않지만 이렇게 쌓은 벽돌들을 든든한 기반으로 삼아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와 함께 준비한 기사로 센터 소식지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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